멘체스터, 노동계급운동 도서관


도서관 정면의 모습. 매주 일요일과 뱅크홀리데이는 휴관이며, 방문하기 전에 반드시 예약을 하고 가야 한다. 책을 빌릴 수는 없지만 필요한 자료는 스캔, 촬영이 가능하다. 따라서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사서에게 미리 말해두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 김승현.
산업혁명은 분명 생산력의 놀라운 발전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 발전에 동반한 노동계급의 착취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노동자들이 기계를 다 부수려고 했겠는가. 기계 파괴는 초기 산업 시대 노동자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기도 했지만, 달리 선택 가능한 방법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산업이 가장 왕성하게 발전하며 자본가들이 가장 많은 부를 쌓았던 곳이자, 동시에 노동자들의 투쟁이 가장 전투적이었던 곳은 19세기 초중반의 멘체스터였다.
그곳에 가면 멘체스터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의 노동계급 투쟁의 역사를 보관한 도서관이 있다. 

1953년 두 영국인 에디 프로와 루스 헤인스가 공산당 여름학교에서 만났다. 둘은 도서수집광이었는데 1956년, 함께 노동계급 운동 관련한 책을 모으기로 했고, 1960년부터는 활동가, 지식인 들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인 수집이 가능했다. 1987년에 샐포드 시 의회 도움으로 지금의 이름을 가졌다. 하지만 2007년부터는 이 관계도 변해, 현재는 노동조합이나 개인의 후원으로 자립했다. 
도서관 내부. 책을 보려면 사서에게 요청해야 한다. 아마도 오래된 책이다 보니 특별한 보관이 필요해서인 듯하다. 18,9세기에 만들어진 책이니 말이다. 사진 김승현. 


도서관 내부는 산업혁명 이후 태동한 노동계급의 정치, 산업, 문화적 지위를 변화하기 위한 투쟁의 기록들로 가득차 있다. 1800년대 차티스트 운동의 당시 문헌들부터, 전국의 운동들의 자료들이 가득하다. 주로 자료들은 노조, 협동조합, 정당이나 좌파 캠페인 자료들, 팜플렛, 신문, 배너, 사진들, 그리고 당대부터 최근의 문헌들이다. 특히, 1790년대 토마스 페인과 급진 운동의 당시 자료, 피털루 전투의 자료, 여성참정권 운동, 최근의 광부 파업 기록들을 찾을 수 있다. 

산업혁명의 발상지 맨체스터에 노동계급의 투쟁의 기록을 찾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뜻깊지만, 귀중한 자료 역시 무궁무진하다. 생각해보라, 우리로 치면 영정조 시대의 책과 자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넘기며 읽는 것이다. 노동계급 투쟁에 애정 있는 사람이라면 설레는 마음을 진정하지 못할 것이다. 



주소: 51 Crescent, Salford, M5 4WX, UK
웹사이트: http://www.wcml.org.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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