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사는 도시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보일지도 모르겠다.
(용산역 앞 © 김승현)
위 사진은 2020년 가을날에 본 용산역 앞의 빌딩들이다. 그러나 내가 10살이 되기 전인 1970년대 내 기억으로 이곳은 한밤 중 가로등도 없던 폐허와 같은 곳이었다.
(용산역 1995년 사진© 인터넷 검색)
그래서, 그때는 낙후되고 잘못된 것이었으며 지금은 진보하고 좋은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개인적 경험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때 가난했던 우리 집안은 지금도 가난하며 그때 가난했던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은 지금도 가난하다. 다만 방식만 다르다. 그때 느려터진 통일호를 타고 서울을 올라오면 진흙탕과 집창촌이 있었고, 지금은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을 올라오면 반짝이는 고층빌딩과 노래방들이 있을뿐이다.
이런 변화는 언제 일어났는가를 돌이켜보면, 한국 철도의 낙후성이 고속철도시대를 통해 극복되어가던 2000년대 초부터일 것이다. 가난한 전라도 주민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유일한 길인 호남선도 이때부터 근대화되었다. 다른 한편, 이 시기 들어서부터 용산역은 개발의 붐을 탄 신자유주의 정치인들(대통령과 서울시장) 탓에 죽음의 마을이 되기도 했다.
이런 도시들은 많다.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시들말이다. 나는 이런 이야기들이 자꾸 되새김질되고 켜켜이 싸이고 또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인간의 역사를 솔직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블로그는 그런 이해를 위한 길잡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